
3월 20일에 전설의 기타리스트인 제프벡이 내한 공연을 했다. 가보고 싶었으나 요즘 상황이 상황인지라...
그대신 2007년에 영국의 Ronnie Scott's Jazz Club에서 있었던 공연을 보면서 마음이나 달래보았다. 공연을 보면 역시 제프벡 형님답게 하모닉스와 아밍, 그리고 슬라이드 주법을 신기에 가깝게 사용한다. 특히 이런 주법을 위해서 기타리스트가 흔히 사용하는 피크를 사용하지 않고 손가락으로 피킹을 하는데, 어쿼스틱 기타도 아니고 일렉기타를, 더구나 락 기타리스트가 이렇게 사용하는 경우는 마크노플러 정도가 있으려나... 암튼 한 음 한 음을 그 여운까지 고려하며 연주하는 모습이란 마친 신선을 보는 듯 했다.
다른 공연과 다른 점은 일단 공연장 자체에서 찾아볼 수 있는데, 클럽 답게 아주 작은 편이라 앞자리에 있는 사람은 정말 코 앞에서 연주자를 볼 수 있을 정도다. 연주자들도 바싹 붙어서 연주하는 것이 아닌가 할 정도로 좁다. 이름은 모르겠으나 두명의 여성 보컬이 3곡을 소화하고 에릭클랩튼도 등장해서 무림의 전성기를 같이 보낸 동지애를 과시하기도 한다.
제프벡의 베이스로 유명해진 탈위켄필드(Tal Wikenfeld)는 예쁘장한 얼굴과 멋진 파마머리, 작은 체구로 남자들의 시선을 단숨에 끄는 매력이 있었는데, 연주시 제프벡과 주고 받는 웃음은 정말 귀여워 그 자체였다. 위켄필드의 섀도우스키 베이스는 여성의 베이스답게 강한 음 보다는 부드럽고 섬세한 음으로 베이스 본연의 연주에 충실하고 있다. 물론 동영상의 Cause We've Ended as Lovers를 연주할 때는 베이스 솔로를 선보이기도 한다.
올해 나이 67를 고려하면 과연 그를 다시 볼 기회가 있을까 싶은데, 그래도 한번 더 와주셨으면 한다. 사람들은 에릭클랩튼을 많이 좋아하지만 나는 제프벡을 더 좋아한다. 클랩튼이 오로지 블루스라는 한 우물을 팠다면 제프벡은 락, 블루스, 블루스락, 테크노에 이르기까지 쉬지 않고 탐구하며 새로운 경지를 찾아내려고 노력했다. 누가 더 낫다기 보다, 마치 상대를 찾아 끝없이 해메는 무림의 고수와 같은 그의 모습이 멋있고, 실제로도 선글래스와 나시를 즐겨입는 그의 모습에서 무림 고수의 모습이 느껴진다.
이번 튜어와 함께 새로운 앨범도 발매했다고 하니 들어보고 감상을 해봐야겠다.